아아. 심심하다. 연습을 다 끝낸 뒤, 끝낼 기미가 보이지 않는 체육관 청소를 하던 중이었다. 깨끗하기만 한 바닥을 계속 닦아내며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연습을 끝낸 후 쉬지도 않고 바로 청소를 해 가뜩이나 피곤함까지 잔뜩 얹혀진 상태였다. 반 쯤 풀린 눈에 억지로 힘을 주며 애써 바닥 닦기에 집중하려는 찰나였다. 철문이 열리는 소리가 체육관 안으로...
쿠로. 여긴 어디야? 춥다고 말하며 더듬더듬 조그만 손으로 조그만 저의 어깨를 문질대는 너를 바라본다. 너의 조그만 입이 열리고 닫힐 때마다 새하얀 김이 피었다. 겨울이니까, 추운 게 당연하지. 어깨를 으쓱대며 너의 말에 답했다. 털 장갑을 낀 너의 손을 쥐어 잡곤 내 코트 속 주머니에 담았다. 이러면 좀 낫지? 손 말고..., 퉁명스레 말하면서도 너는 뿌...
미도리야 이즈쿠바쿠고 카츠키 201x년 4월 2일 날씨 맑음! 캇쨩과 드디어 동거를 하기 시작했다! 부모님 의외에 다른 사람과 같이 사는 건 처음이고, 그 상대가 캇쨩이라서 걱정도 되고 설레기도 했지만 어쨌거나 저질러버렸으니 앞으로 잘 지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캇쨩은 툴툴거리면서도 제대로 자신의 짐을 챙겨왔다. 칫솔이랑 치약은 챙겼냐고 물으니, 캇쨩이 화내면...
꿈에 너가 나왔다. 데쿠. 무심한 듯, 낮은 너의 목소리가 너와 나만의 멸칭을 부른다. 데쿠. 왜, 왜 자꾸 불러...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너 앞에서 울고 있었다. 우리 둘 사이에선 마치 초상집 같은 분위기가 넘쳐 흘렀다. 나는 미아가 된 어린 아이처럼 엉엉 울고 있었고, 너는 그런 나를 쳐다 보며 연신 나를 불러댔다. 데쿠. 자꾸만 불렀다. 그럼에도...
카츠키와 이즈쿠는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온 소꿉친구였다. 수 년전의 어느 날, 카츠키는 강가에서 홀로 돌맹이를 던지며 울먹이던 이즈쿠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왜... 왜 나한텐 친구가 안 생기는 거야...?"라고 말하며 울먹이던 이즈쿠를. 카츠키는 별 생각 없었다. 자신도 친구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으나, 이즈쿠 같은 생각을 한 적은 없었다. 친구 따위,...
더워. 더워. 더워 죽을 거 같다…… 여름 방학이 시작된지 언 며칠. 마냥 좋을 줄만 알았는데, 지속된 폭염으로 꼼짝 없이 집 안에서만 갇혀 지내야 했다. 집 밖은 너무 더웠고, 더웠고, 더웠다…… 그렇다고 집 안이 마냥 시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밖의 더위 보다는 확실히 양호한 편이었다. 선풍기 앞에서 한참이나 티셔츠를 잡고 이리저리 흔들어대며, 애...
안녕,여기는 잊혀진 별 명왕성이야. 학교는 지루하다. 누구나 생각하는 흔한. 일상에서 스쳐지나가듯 문득 생각하는 그런 생각 중에 하나였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하고 싶지도 않은 공부를 위해 등교를 해야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별 특별할 것 없는 수업들을 집중해서 들어야 하고, 별 시덥지 않은 애기들로 시끄러운 교실에 박혀 있어야 한다. 가기 싫다. ...
201x년 8월 21일 쿠로가 죽었다. 201x년 8월 22일 쿠로의 장례식 준비를 하느라 바빴다. 조의금이 꽤나 모였다. 쿠로의 영정 사진을 골랐다. 남들은 울고 있을 때 자기만 웃고 있는 건 비겁하다 생각해서 일부러 무표정인 사진으로 골랐다. 찾기 힘들었다. 201x년 8월 23일 쿠로의 빈소가 차려졌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진 않았다. 거의 네코...
부상이 꽤 심하구나. 여지껏 당했던 부상과는 차원이 달라. 히어로 활동은... ... 조금 무리일 지도 몰라. 리커버리 걸의 말에, 카츠키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떨궜다. 이즈쿠가 빌런에게서 갑작스러운 습격을 받아, 크게 다치고 말았다. 시가라키 토무라. 그 새끼와 연관된 빌런이겠지, 하고 생각했다. 카츠키는 바로 옆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잠들...
이 모든 것들이 잘못되었다. 라고 느낀게 언제부터였는지. “츠카우치군. 난 말이지……” 너의 그 웃음을 거짓된 것으로 치부했던 때가 언제부터였는지. “언제나 웃음을 지으며 사람들을 구해주는, 그런 히어로가 될 거야.”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토시노리는 어느샌가 넘버 원 히어로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나는 그 사실에 누구보다 기뻤고, 누구보다 자랑스러웠다...
나의 원동력, 나의 전부, 나의 세상, 나의……히어로. 언제는 이런 날이 있었다. 천사가 나에게로 와 날개를 펼쳤다. 나와 그의 주위에는 온갖 꽃들과 화사한 빛들이 가득 넘쳐났다. 나는 놀란 눈으로 천사를 바라 보았다. 천사가 웃는다. 그 따스하고도 해맑은 웃음에 나는 모든 것을 내려 놓는다. 미도리야…… 지친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그는 친절히 대답해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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